딱 20년전에 군대 다녀와서 24살부터 일 시작했습니다. 승강기 설치
그 때 사수나이 48살, 18살때부터 일 시작하신 베테랑
부산에서 사장일 하다가 사람들 관리하고 소장을 관리하고, 본사랑 대화하는거 싫다며
대구에 25년 이 일로 알고지낸 저희 사장밑에서 거의 사장에 준하는 일을 하
던분이셨습니다.
처음 일 시작하던 날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승강기에 40kg 짜리
돌로 된 무게추 50개 가량을 옮겨넣는 공정이 첫날에 있었는데
제가 5개도 못 옮기고 헥헥 거리고 있으니 사장은
아이고, 점마 저래서 일하겠나…
사수는 웃으면서 임마! 그거 중간에 가다가 놓거나 주저앉으면 니 힘으로 다시 못 일어나 힘내했던 첫날
자기 어릴때 생각난다며 또 자기 딸이 제 또래라며 자를 엄청나게 챙겨주셨습니다.
딸은 서울에 있고 이혼하셔서 혼자 대구에 계셔서 적적하신지 일 끝나면 항상 술 한잔할래? 고기 먹으러 갈래?
저도 저 챙겨준다는 느낌이 들어서 거의 항상 함께 했습니다
제 이름이 경록 인데 저희 엄마가 저를 부르는 호칭이 록아 갱록아 인데
희한하게도 이 사수분도 저를 갱록아, 갱록아 하고 부르셨습니다. 좀 입이 거칠어서 일 안물리면 혼잣말로 욕을 입에 달고 다니시는분 이긴 했지만
안그래도 저한텐 엄청 잘해주신
사장이 저한테 짜증낼때가 있으면 옆에서 아이한테 짜증내지마!! 관두면형 탓이야!! 하고 장난도 치시고
사장이 와씨 담배좀 끊어라 하면 펴! 펴! 살놈은 술, 담배 다해도 산다 하면서
항상 장난스레 제 편들어주시고
힘든가 보이면 한대 띠고 하자고, 사장한테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퇴근하자 고 다 저 챙겨주신다고 그랬네요
낚시를 굉장히 좋아하시던 분이고 저는 낚시를 한적도 본적도 없는데 통영으로 자주 저 데려가셔서
가르쳐주시고 낚싯대도 사주시고 65살만 딱 되면 고향(진도)가서 배 하나 사 가지고 매일 낚시하고 사는게 꿈이라고 하셨는데 딱 3년동안 하시다가 가셨네요
항상 전복이나 감생이 김 같은것 와서 먹으라고 주시고 하셨는데..
제가 5년전에 소장을 달고 일을 시작하게 됐는데 선물이라고 더블캡도 사주시고, 적재함도 달아주시고
사장이 일 그만두면서 안쓰던 장비들 본인이 말해서 저한테 다 주셨습니다. 원래 자기 일 그
만두기전에 젊은 애 한명은 먹고 살게 해줘야되지 않겠냐며 안팔고 놔뒀다고
그때 진짜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어제 오늘 일 파했습니다. 일단 어제 밤에 갔다가 새벽에 와서 누웠는데 잠은 안와서 말똥말똥 눈뜨고 있다가
방금 일어나서 글 적네요 지금 다시 가보려고 합니다. 이런 말 하면 같은 느낌이 들 수도 있겠으나, 1년에 4~5번 봤던 외할머니 돌아가셨을때는 할머니의
죽음에는 눈물이나질않았고 엄마의 통곡에 눈물이 났었는데
사수분 돌아가시니 진짜 눈물이 펑펑 나네요. 건강하시다고 생각했는데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습니다.
일단은 한번 더 다녀와야겠네요. 내일 발인까지도 지켜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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